[우리 아이 발달치료 연재 ③] 놀이치료란? 말 대신 놀이로 표현하는 아이의 마음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유아기에는 언어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불안, 분노, 혼란, 슬픔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행동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효과적인 개입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놀이치료입니다. 말보다 놀이가 더 익숙한 아이들에게 있어, 놀이란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자기 표현’의 언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놀이치료가 무엇인지, 어떤 아이에게 필요한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놀이치료란 무엇인가요?
놀이치료는 아동이 놀이를 통해 내면의 감정과 갈등을 표현하고, 치료자는 이를 통해 아동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며 정서적 안정을 돕는 치료 방식입니다.
아이들은 말보다 장난감, 블록, 그림, 역할극 등의 놀이를 통해 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냅니다. 이 점을 활용해 심리 치료사들이 아이의 무의식을 해석하고, 안정적인 정서 발달을 촉진하는 것이 놀이치료의 핵심입니다.
“놀이는 아이의 언어이며, 장난감은 그 단어다.”
– 개리 랜들랜드, 아동중심 놀이치료 권위자
놀이치료는 주로 3세부터 12세까지의 아동에게 적용되며, 정서·행동 문제를 가진 아동뿐 아니라 위축된 아이, 스트레스 상황을 겪은 아이, 충격 경험 후 반응이 느린 아이 등 다양한 아동에게 활용됩니다.
놀이치료가 필요한 아이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행동 특성을 보이는 아동에게 놀이치료가 효과적입니다.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피하거나 잘 어울리지 못함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자주 울거나 분노 폭발이 있음
부모와의 분리 불안이 심함
공격적이거나 산만한 행동을 반복함
지나치게 위축되어 의사 표현이 어려움
부모의 이혼, 사고, 트라우마 등 환경적 변화 경험
이러한 아이들은 언어적 표현이 어려워 감정을 누르거나 비틀어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며, 놀이치료를 통해 심리적 해소 통로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놀이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놀이치료는 치료사의 관찰-해석-중재의 3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지며, 놀이를 통해 아이의 감정·생각·경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냅니다.
- 치료 환경 구성
놀이치료실은 일반적인 놀이터와는 다릅니다. 치료 목적에 맞는 치료도구(역할놀이 인형, 모래상자, 블록, 미술도구, 악기 등)가 비치되어 있으며, 아동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환경으로 구성됩니다. - 치료 과정의 기본 원칙
아동 주도적(play-led) 접근: 아이가 선택하고, 치료사는 그 흐름에 따라 해석하고 중재합니다.
비판 없는 수용적 태도: 치료사는 어떤 놀이든 판단 없이 수용하여 신뢰 관계 형성에 집중합니다.
반영적 언어 사용: 아이의 행동이나 표현을 언어로 반영해줌으로써 감정 인식과 표현을 유도합니다.
- 주요 놀이 유형
자유놀이: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놀이를 통해 무의식을 드러내는 방식
구조화된 놀이: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감정 인식을 돕기 위한 지도적 개입
역할놀이: 인형, 모형 등을 통해 가족관계나 또래 관계의 내면 감정을 표현
미술놀이, 모래놀이: 상징적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정서 조절 유도
실제 놀이치료 변화 사례
사례 1: 분리불안이 심했던 5세 아동 A양
유치원에 가는 것을 거부하며 아침마다 심한 울음을 보이던 아이. 놀이치료 초기에는 인형을 숨기거나 울리는 놀이 반복.
3주차부터 인형에게 “괜찮아, 엄마는 다시 와”라는 말을 하며 분리 상황에 대한 감정을 드러냄.
7주차에는 유치원 등원이 가능해지고, 엄마와의 분리도 훨씬 편안해짐.
사례 2: 공격성이 높았던 6세 아동 B군
놀이 중 물건을 던지거나 인형을 때리는 행동이 자주 관찰됨. 치료사는 아이의 감정을 언어로 반영하며 안전한 환경을 제공.
점차 말로 자신의 화를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공격 행동이 현저히 줄어듦.
치료 종료 후 유치원에서도 친구와의 충돌 빈도가 눈에 띄게 감소함.
부모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놀이치료적 접근
전문 치료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모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놀이 중심 양육도 큰 도움이 됩니다.
▶ 감정 놀이 활용
인형에게 감정을 말하게 하기
“이 인형은 지금 기분이 어때 보여?”와 같은 질문
▶ 역할극 놀이
병원놀이, 가족놀이, 유치원놀이 등을 통해 실제 경험과 감정 표출 유도
▶ 그림 그리기와 미술 활동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이야기 나누기
“이건 무슨 장면일까?” “기분이 어땠을까?” 등 질문 던지기
포인트는 아이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과 수용의 태도로 놀이를 함께하는 것입니다.
놀이치료는 단순한 놀이가 아닙니다
어른의 눈에는 장난처럼 보일 수 있는 놀이지만, 아이에게는 그 속에 감정, 갈등, 상처, 바람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놀이치료는 아이가 자기 마음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성장을 이루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아이의 말보다 행동이 더 걱정된다면, 놀이를 통해 마음을 들어주는 시도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치료는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다음 편 예고: 언어치료, 말이 늦은 우리 아이 조기 개입이 중요한 이유
4편에서는 말이 늦거나 표현이 서툰 아이를 위한 언어치료에 대해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언어지연과 언어장애는 어떻게 다르고, 어떤 시점에 개입해야 효과적인지, 그리고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안내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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